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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엔 성장 0% 주저앉을 수도"'슈링코노믹스' 더 빨라진다신혼부부 자녀 0.65명 사상최저저출산·고령화로 경제 위축되는'축소 경제 시대' 현실화 눈앞 11일 서울 아현동 웨딩거리에 있는 웨딩드레스 판매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결혼한 지 5년 이하의 신혼부부가 지난해 낳은 자녀 수는 평균 0.65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결혼한 지 5년 이하 신혼부부가 지난해 낳은 자녀 수가 평균 0.65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역대 최저다. 결혼해도 아이를 갖지 않거나 늦게 낳는 신혼부부가 늘면서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경제가 위축되는 ‘슈링코노믹스’(shrink+economics·축소 경제)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신혼부부(작년 11월 1일 기준 결혼 5년차 이하이며 초혼)가 낳은 자녀 수는 2021년 0.66명에서 2022년 0.65명으로 0.01명 줄었다. 2015년 0.82명 이후 매년 감소세다. 신혼부부가 첫째 아이를 낳을 때까지 걸리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2015년만 해도 15개월이었지만 2019년 16.1개월로 한 달가량 늦춰진 데 이어 지난해 17.9개월로 늘었다. 역대 최장기간이다.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도 46.4%로 전년(45.8%)보다 0.6%포인트 증가하며 2015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유자녀 비중은 53.6%로 0.6%포인트 감소했다. 신혼부부 수도 103만2000쌍으로 1년 전보다 6만9000쌍(6.3%) 줄었다. 2015년(147만2000쌍) 이후 해마다 감소하다가 역대 최저로 낮아졌다.이는 인구 감소 흐름을 가속화할 수 있다. 한국은 이미 2020년부터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적은 인구 자연감소 단계에 진입했고, 2021년부터는 거주 외국인까지 포함한 총인구마저 감소세로 전환했다.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모니터링 평가센터장은 “한 해 태어나는 신생아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결혼 5년차 이하 신혼부부가 줄어드는 것은 인구에 직접적인 타격이 있다는 의미”라며 “신혼부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일·가정 양립을 위한 근로환경 개선과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구재앙은 정해진 미래"…2050년엔 성장 0% 주저앉을 수도4분기 출산율 0.6명 또 역대 최저…2050년 생산가능인구 2398만명
‘슈링코노믹스’(축소 경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2020년 3월 일본의 인구 감소와 이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분석하면서 용어가 처음 등장했다. 인구 감소에 따라 ‘경제 허리’인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면서 생산·소비·투자·고용을 비롯한 경제 전반이 활력을 잃는 현상을 뜻한다. 지난해 기준 일본(1.26명)보다 합계 출산율이 낮은 한국(0.78명)은 ‘슈링코노믹스의 덫’에 빠질 위험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 아이 낳지 않는 신혼부부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에 이어 3분기 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7명까지 떨어졌다. 4분기엔 출산율이 0.6명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통계청은 올해 출산율이 0.73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데, 실제 수치는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이미 한국의 지난해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다. 0.78명인 이 출산율은 1994년 독일 통일 후 극심한 혼란을 빚었던 옛 동독 지역(0.77명)과 비슷한 수치다. 젊은 여성들이 동독에서 서독 지역으로 대거 이동한 데다 새 체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면서 나타난 ‘예외적’ 수치였다. 당시 동독에선 인구가 급감하면서 지역경제도 흔들렸다. ‘인구 감소→지역경제 추락→거주민 이탈→인구 감소’라는 슈링코노믹스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출산율이 1990년(1.52명) 수준을 회복한 건 15년가량이 흐른 2000년대 후반이었다. 독일 정부가 옛 동독 지역의 경제력 복구 등 통일비용으로 2조유로(약 2838조원)를 쓰면서 간신히 이뤄냈다.국내에선 출산율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출산이 많은 축에 드는 신혼부부들까지 자녀를 낳지 않는 현상이 뚜렷하다. 지난해 신혼부부가 낳은 자녀 수는 평균 0.65명까지 줄었다.
○ “슈링코노믹스는 이미 시작
인구 전문가들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청년 인구 감소와 고령 인구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한국은 이미 슈링코노믹스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출생아 수 25만 명, 대학 입학 정원 47만 명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2040년에는 전국 50% 이상의 대학이 신입생을 못 채워 사라질 전망이다. 실제로 전국 곳곳에서 학생이 줄면서 문을 닫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군대 유지를 위한 병역자원 모집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인구 감소는 이미 시작됐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에 따르면 2020년 5184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한국 인구는 2070년 3766만 명까지 떨어진다. 생산가능인구는 이 기간 3370만 명에서 1737만 명으로 줄어든다. 생산 활력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잠재성장률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23~2027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평균 2%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2050년엔 잠재성장률이 0.5%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그나마 생산성이 연평균 1% 증가할 때를 가정한 수치다. 생산성이 0.7%로 떨어지기만 해도 2050년엔 잠재성장률이 0%로 추락할 것으로 KDI는 예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2020~2040년 24%가량 줄어들 전망”이라며 “저출산과 고령화가 한국의 성장 엔진을 꺼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단순한 출산율 재고 정책으로는 이런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최근 “장기간 지속된 저출산 현상은 단기간에 추세를 바꾸기 어려운 정해진 미래라고 했다. 이 때문에 인구 재앙을 막기 위해 이민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슈링코노믹스가 당장의 지표만 놓고 보면 경제착시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청년 인구가 감소하면서 청년 실업률이 현격하게 떨어지고, 60세 이상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나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모니터링 평가센터장은 “슈링크노믹스는 청년 인구가 노동 수요를 더 이상 충족하지 못할 때 순식간에 확산할 것”이라며 “고령 인구에 대한 복지비 폭증으로 국가채무비율도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허세민/박상용 기자 semin@hankyung.com<출처 :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121188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