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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가 초단기 자금 시장의 경색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ECB가 양적완화 조치의 일환으로 국채를 대거 매수하면서 은행들이 초단기 자금을 거래하는 환매조건부 채권(레포)시장에서 담보로 삼는 국채의 가용성이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하루짜리 레포 금리는 9월 말에 마이너스 0.95%로 떨어지면서 저점을 경신했다.
이는 매수세가 아주 강한 탓에 트레이더들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런 금리 수준은 시장에 역기능이 나타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한 레포 시장 참가자는 시장을 크게 왜곡시키는 중대한 문제라고 논평했다.시장에서는 레포 금리가 분기 말에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는 경우가 잦은 만큼 4분기 말에 해당하는 오는 연말에 9월 말과 같은 급변동이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레포 시장의 경색은 원활한 자금 순환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국채시장까지 충격을 미칠 리스크가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의 은행들과 자산운용사들은 레포 시장의 경색 문제가 ECB 집행이사회에서 우선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ECB는 20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집행이사회를 열고 매월 800억 유로를 한도로 시행하는 양적완화 조치의 장래를 논의할 예정이다.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핌코의 한 관계자는 레포 시장의 경색은 "양적완화가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의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장기 금리를 낮추는 것이 양적완화의 목표지만 시장의 기능을 훼손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레포 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 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패닉을 불러일으켰고 결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서 담보 부족이 반복되는 문제로 대두하자 미국 당국은 국채대여제도(TSLF)를 도입했다. 시장의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은행들이 유동성이 낮은 담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ECB도 지난해 장기저리대출 프로그램(TLTRO)을 도입했고 독일 중앙은행은 9월 말부터 양적완화에 따라 사들인 국채를 레포 거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런 조치들이 유동성을 완화했다는 증거는 별로 없다고 지적하면서 실제로 레포 시장의 규모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에 따르면 시장의 거래량은 올해 들어 1.6%가 줄어든 5조4천억 유로 수준이다.ICMA는 레포 시장이 행정 규제와 중앙은행의 정책으로 위축되면서 거래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태라고 경고했다.ICMA의 앤디 힐 선임부장은 자본 시장의 안전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도입된 규제들이 담보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고 말하고 "충분한 담보가 유통되지 않는다면 시스템적인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
<출저 : 한국경제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6101825048&nid=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