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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노선 4개 공구 중 3곳 사업자 선정 못해…내년 착공 불발공정률 40%인 A노선, 2024년 조기 개통도 사실상 불가능GTX-A 노선 정차역인 서울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삼성역) 건설 현장. 허문찬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속도전’을 주문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GTX-B노선(인천 송도~경기 남양주시 마석)은 연내 사업자 선정이 사실상 무산됐다. GTX-A노선(경기 파주시 운정~화성시 동탄)은 정부가 공언한 2024년 6월 개통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이 전날 마감한 GTX-B노선 재정사업 구간(서울 용산~상봉)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에서 4개 공구 중 3개 공구가 참여 업체 수 미달로 유찰됐다. 현행법상 세금을 투입하는 재정사업은 사업자 두 곳 이상이 응찰하지 않으면 입찰은 무효가 된다. 4공구는 한화건설과 KCC건설이 참여해 경쟁 입찰 요건을 갖췄지만 1, 2, 3공구는 각각 대우건설 DL이앤씨 현대건설이 단독 응찰하면서 유찰됐다.철도공단은 필요하면 3차 입찰까지 벌인다는 계획이지만, 1~3공구 입찰에 종전 참여 업체 외에 나서겠다는 건설사가 전무한 상황이다. 한 대형 건설사 토목담당 임원은 “건설 자재값 급등에도 불구하고 공사비를 턱없이 낮게 책정해 사업성이 떨어지고 대규모 철도 공사가 동시에 발주돼 건설사들의 수행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GTX-A 노선 정차역인 서울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삼성역) 건설 현장. 허문찬 기자1차 사업자 선정 입찰이 불발하면서 연내 사업자를 정한 뒤 내년 하반기 착공하려던 GTX-B노선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3차까지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수천억원의 철도망 개발 사업자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현재 공정률이 40% 수준인 GTX-A노선 역시 국토교통부가 약속한 2024년 6월 전(全)구간 개통은 불가능하다는 게 현장 목소리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GTX-A노선 개통을 최대한 앞당길 것을 주문했다. GTX-A노선 민간 시공업체 관계자는 “지하 50m 이상의 대심도(大深度) 공사가 통상 1년에 20% 정도씩 공정률이 올라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무리 일러도 2025년 하반기는 돼야 개통이 가능하다”며 “정부가 무슨 수로 2024년 6월 개통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각종 민원이 빗발치는 대규모 철도사업에 무리한 공기 단축을 요구하다가 자칫 중대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GTX-B, 첫삽 언제 뜰지 기약없어…"A노선 조기 개통도 꿈같은 얘기"사업자 유찰 리스크에 '꼬이는 교통망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의 민간 사업자 선정이 불발되자 건설업계에서는 ‘예고된 수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최대 지하 60m까지 파고 들어가는 대심도(大深度) 터널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국내 건설회사가 10곳 안팎에 불과한 상황에서 사업비까지 낮게 책정된 탓에 상당수 건설사는 시공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GTX-A 노선 역시 정부가 통상적인 공기(工期)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조기 개통 계획을 발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GTX-B, 연내 사업자 선정 불발24일 업계에 따르면 GTX-B 노선 재정 사업 구간(서울 용산~상봉)은 총 4개 공구(1·2·3·4공구)로, 모두 턴키(설계·시공 일괄 수주) 방식으로 발주됐다. 이 중 1, 2, 3공구가 지난 23일 국가철도공단이 시행한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에서 대우건설과 DL이앤씨, 현대건설만 단독 응찰해 유찰됐다. 4공구에는 한화건설과 KCC건설이 참여해 유효 경쟁이 성립됐다.업계에서는 “GTX-B 노선 재정 사업 구간 유찰은 진작부터 예견돼 왔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GTX 구축 같은 대규모 철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건설사는 시공 경험이 있는 10곳 안팎에 불과하다. 한 대형 건설사 토목 담당 임원은 “철도 건설 사업에 잔뼈가 굵은 대형 건설사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전례도 없다”고 했다. 2공구에 참여한 DL이앤씨는 A 노선 사업자고, 3공구에 도전한 현대건설은 C 노선 우선협상자여서 그나마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2공구는 GTX-A 서울역 구간, 3공구는 GTX-C 청량리역 구간과 겹친다.업계에선 공사비가 턱없이 낮게 책정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불만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은 건설 자재 값 상승 등에 맞춰 공구별 공사비를 당초 계획보다 약 10%씩 증액했지만, 건설사들은 이마저도 턱없이 낮다고 보고 있다.GTX-B 노선의 개통은 2030년으로 예정돼 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재정 사업 구간은 연내 사업자 선정 후 내년 하반기에는 첫 삽을 떠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재정 사업 구간 사업자 선정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민자 구간(인천 송도~용산, 용산~경기 남양주시 마석)의 사업자 선정도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GTX-A, 2024년 6월 개통 어렵다”GTX-A 노선의 현재 공정률은 40% 수준이다. 통상 1년마다 20% 정도 공정이 진행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일러야 2025년 하반기는 돼야 개통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관측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GTX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하자 국토부는 지난 16일 주거 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GTX-A 노선을 2024년 6월에 조기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인 민간 사업의 공기를 정부가 무턱대고 앞당기는 건 적절치 않을뿐더러 가능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여기에 서울시가 추진 중인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삼성역) 건설도 늦어지고 있어 GTX-A 전 노선 조기 개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GTX-A, C 노선이 정차하는 광역복합환승센터의 준공 시기는 당초 서울시 계획(2023년)보다 5년 늦은 2028년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당초 국토부는 삼성역 무정차 통과라도 가능한 2025년에야 GTX-A 노선을 파주시 운정~서울역 구간과 수서역~화성시 동탄 구간으로 나눠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3기 신도시 등의 여론을 의식해 GTX 개발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며 “GTX-A 노선은 최악의 경우 SRT(수서고속열차) 선로를 공용하는 수서역~동탄 구간만 2024년 선개통할 수도 있다”고 했다.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출처 :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realestate/article/2022082454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