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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94.75P 폭락…亞서 유일하게 약세장 진입파월 '3월 금리인상' 시사에 외국인 1.6조 매물 폭탄日 3.11%, 中 1.78% 하락…"변동성 확대 가능성"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기자회견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스크린에 중계되고 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예상보다 강한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로이터연합뉴스미국 중앙은행(Fed)이 ‘매의 발톱’을 드러내자 아시아 증시가 휘청거렸다. Fed의 긴축이 빠르고 강하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13개월 만에 2700선을 내주며 아시아 증시에서 유일하게 약세장(베어마켓, 고점 대비 20% 하락)에 진입했다. 불안한 대외경제 여건에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겹친 영향이다.27일 코스피지수는 3.5%(94.75포인트) 급락한 2614.49에 장을 마쳤다. 2700선을 밑돈 건 2020년 12월 3일(2696.22) 후 처음이다. 닛케이225지수는 3.1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78% 내렸다.제롬 파월 Fed 의장의 강경 발언이 상승하던 나스닥지수를 끌어내린 데 이어 아시아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노동시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금리를 인상할 여력이 꽤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더 이상 통화정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빠르고 강한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이 영향에 급반등하던 나스닥지수는 보합에 마감했다. 연 1.01% 수준에 머무르던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연 1.19%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5원10전 오른 1202원80전에 마감했다. 2020년 7월 20일(1203원20전) 후 가장 높았다.외국인은 이런 움직임을 매도 사인으로 받아들였다. 이날 하루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142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아시아에서 한국 증시의 낙폭이 유독 컸다. 코스피지수는 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홍콩H지수를 제외하면 아시아 증시에서 약세장에 진입한 건 코스피지수가 유일하다. 여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영향을 미쳤다. 이날 기관투자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478억원 순매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3조447억원어치 매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주식 2조원대를 매도한 셈이다.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ed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아시아 증시 변동성을 키운 가운데 한국 증시는 기관이 LG에너지솔루션 편입을 위해 다른 종목을 매도하면서 낙폭이 유독 컸다”며 “경기 불안에 대한 추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보수적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미국 중앙은행(Fed)이 강력한 긴축을 시사하자 27일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내려앉았다.주가 떨어져도 인플레 잡겠다는 파월…올해 금리 7번 올릴 수도오랫동안 인플레 지속될 위험…'"노동시장 충격 없이 인상 가능"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예상보다 훨씬 강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들을 쏟아냈다.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기존에 즐겨 쓰던 추상적인 표현은 오간 데 없이 “자산가격이 부풀어 있다”거나 “궁극적 관심은 (금융시장이 아니라) 실물경제”라고 대놓고 얘기했다. 그동안 부정해온 속전속결식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놨다.전문가들은 급박한 미국 경제 상황 때문에 파월 의장이 강경하게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곤두박질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올해 최대 7회 금리 인상도 배제 안 해
이날 FOMC 정례회의 이후 나온 성명서는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만장일치로 연 0~0.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예정대로 오는 3월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핵심이었다. 동시에 3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뜻을 내비쳤다. Fed의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는 금리 인상 이후 시작할 것이란 점도 예측 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 수위는 달랐다. 상당 부분이 처음 나오는 내용이었고 시장 전망을 앞서갔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견해가 특히 그랬다. 파월 의장은 “가격 상승은 더 넓은 범위의 상품과 서비스로 번졌고 임금도 빠르게 올랐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오래 유지될 위험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이 됐다는 게 파월 의장의 판단이다. 그는 “노동시장은 매우 강하기 때문에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산 가격은 다소 상승한 상태다. 우리의 궁극적인 관심은 실물시장과 물가 안정, 완전고용”이라며 금리 인상 필요성을 설명했다.파월 의장은 금리를 빠르게 올릴 뜻도 시사했다. ‘향후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릴 수 있느냐’란 질문에 “정책 결정에는 겸손함이 필요하고 경제는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바뀐다”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또 ‘금리를 0.5%포인트씩 인상할 수 있느냐’란 물음엔 “우리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지금 말해줄 수 있는 건 과거 금리 인상 시기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JP모간은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은 Fed 의장이 된 뒤 가장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중간선거 앞두고 물가 급등파월 의장이 강한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0% 뛰었다. 1982년 6월 후 최대 상승폭이었다. 주요 7개국(G7)을 포함한 선진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물가가 올랐다. 이에 비해 고용 환경은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작년 12월 미국 실업률은 3.9%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20년 3월 후 가장 낮았다. 파월 의장이 “노동시장을 해치지 않고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당한 여지(room)가 있다”고 강조한 배경이다.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도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변신한 요인이 됐다는 관측이다. AP통신이 지난 13~18일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3%를 기록하며 취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37%에 불과했다. 사상 최악 수준에 근접한 인플레이션의 영향인 것으로 AP는 풀이했다.FOMC 구성 변화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FOMC부터 표결권을 가진 Fed 인사들이 매파 성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올해 FOMC부터 표결권을 새로 얻은 네 명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은 총재다. 이들 중 중도파로 불리는 하커 총재를 뺀 세 명이 매파 성향을 보여왔다.이에 비해 지난해 표결권을 행사한 지역 연은 총재 네 명 중 세 명은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파나 중도파로 분류된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개인 성향에 관계없이 FOMC 위원 전원이 강경파로 돌아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이슬기/김익환 기자/워싱턴=정인설/뉴욕=김현석 특파원 surugi@hankyung.com<출처 :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22012795681>